※ 알림: 본 인터뷰는 교수님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모든 교수님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며, 개인마다 추구하는 연구 방향과 환경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1부 커리어 로드맵

수의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집안 분위기가 교육자 쪽이라, 자연스럽게 내 꿈도 선생님이었어. 그래서 줄곧 수학교육과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했지. 그러다가 고3 때 담임 선생님께서 본인 친구인 수의사 선생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모습이 꽤 괜찮아 보이더라고. 사실 그때는 수의사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몰랐거든. 결국 수시 원서를 쓸 때, 원래 목표였던 수학교육과 위주로 지원하면서 딱 한 곳, 경북대 수의학과를 그냥 한번 써본 거야. 정말 우연히, 예상치도 못한 인연으로 이 길을 걷게 된 셈이지.

어릴 적 교육자의 꿈을 품으셨는데, 지금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네요. 교수라는 직업을 처음부터 목표하셨던 건가요?

아니, 사실 거창하게 교수라는 꿈을 처음부터 가졌던 건 아니야. 정석적인 트랙만 밟아온 교수님들도 많지만, 나를 그런 일반적인 케이스에 딱 맞출 필요는 없어. 나도 본과 4학년 때까지는 졸업하고 뭘 해야 할지 잘 몰라서 방황도 꽤 길게 했거든. 결국 연구를 선택한 건 내 성향 때문이었어. 동물도 당연히 좋아하고 아끼지만, 내 일생을 바쳐서 한 마리를 살리기 위해 매일 밤을 새우는 삶은 나랑은 좀 안 맞더라고. 나는 그보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연구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거든. 마침 '원헬스(One Health)'라는 개념을 접했는데, 이게 사람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랑 딱 맞닿아 있더라고. 처음엔 돈이나 안정성보다는 그냥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서 시작했어.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실무를 해보니까 학위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게 하나둘 공부를 하다 보니 연구자가 됐고, 어릴 적 품었던 '교육자'라는 꿈이랑 지금의 내 삶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된 거지.

연구소 실무를 해보니 적성에는 잘 맞으셨나요?

현장에서 직접 부딪쳐보니 학생 때와는 완전히 다르더라고. 사회생활을 해보며 이 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딱 보였어. 결론은 '무조건 학위가 필요하다'는 거. 사실 나도 6년 학부 과정이 너무 힘들었거든. 그래서 대학원은 절대 안 가겠다고 다짐했었지. 그런데 막상 필드에서 일해보니까 상황이 다르더라고.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끼는 필요성이 확실한 동기가 된 거야. 그렇게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누구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어서 스스로 선택한 길이 바로 대학원이었어.

석사만 하려던 계획에서 어떻게 박사까지, 그리고 교수라는 길까지 오게 되신 건가요?

그게, 당시 팀장님이셨던 서울대 수의대 출신 박사님이 "석사 학위만으로는 의미 없으니 무조건 박사까지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 솔직히 그때는 그 말이 진짜 듣기 싫었어. '아니, 5년, 6년을 도대체 어떻게 더 하라는 거야?' 싶었거든. 그래도 결국 귀가 좀 팔랑거렸는지(웃음), 팀장님이 서울대 교수님이신 친구분을 소개해 주셨어.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분이 서울대에서 논문 제일 많이 쓰는 아주 잘 나가는 교수님이시더라고. 그렇게 해부학 교실에 들어갔는데, 사실 뭐 "해부학이 교수 되기 쉬우니까 전략적으로 여기 가야지!"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 그냥 그렇게 흘러가듯 그 길로 들어서게 된 거지. 어쩌다 보니 박사까지 마치고 여기까지 오게 됐네. 돌이켜보면 내가 무슨 거창한 전략을 짜서 길을 개척한 건 아니고, 그냥 매 순간 연구에 진심으로 파고들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교수라는 자리까지 닿게 된 것 같아. 연봉이나 조건도 중요하지만, 이건 평생 할 일이라는 점이야. 나도 연구가 마냥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성향과는 맞았거든. 여러분도 조건보다는 진짜 본인과 잘 맞는, '하고 싶은 일'을 꼭 찾았으면 좋겠어.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나도 본과 4학년 때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어. 하고 싶은 게 없으니 불안한 건 당연했지. 주변 친구들은 임상에 꽂혀 있거나, 공무원 준비를 하는 등 다들 목표가 확실해 보였거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시키는 것만 하면 됐는데, 이제 직접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괴로웠어. 아마 지금 본과 4학년들도 다 비슷하게 고민하고 있을 거야. 하지만 나는 결국 연구를 선택했어. 이게 100% 정답이라는 확신 때문이 아니라, 그 당시 내 기준에서 1%라도 더 마음이 기우는 선택을 했던 거야.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너무 두려워하지 마. 뭐든지 일단 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알 수 있거든. 일단 부딪쳐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때 방향을 틀어도 충분해.

길이 많다는 건 수의대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맞아. 우리 시절엔 임상을 한다고 해도 선택지가 별로 없었거든. 하지만 요즘은 석사를 할지, 로컬 병원으로 바로 갈지, 분과별로도 나뉘고 병원 규모도 1.5차, 2차 등 너무 다양하잖아. 너희가 느끼는 고민의 무게가 훨씬 크다는 건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게 있어. 결국 너희 인생은 남이 아닌 너희가 사는 거야. 주변에서 이런저런 조언은 해줄 수 있지만, 그 선택의 결과와 책임을 지는 건 온전히 본인의 몫이지. 남의 말에 휘둘려 결정할 필요는 없어. 수의학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유연함'이야. 내 동기 중에는 10년 넘게 검역원에서 일하다가 마흔이 넘어서 임상으로 돌아온 친구도 있어. 그게 절대 실패한 인생이 아니거든. 오히려 다시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있지.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길을 선택하실 건지?

주변에선 내가 임상을 했어도 잘했을 거라 말하지만, 나는 지금의 연구자 길이 나에게 훨씬 잘 맞는다고 생각해. 내성적인 성향상 불특정 다수의 보호자를 매일 대면하고 설득해야 하는 임상 현장은 내게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거야. 물론 조용했던 내 친구들이 임상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를 보면 외향적인 성향만이 정답은 아니지. 하지만 결국 나는 다시 돌아가도 지금의 선택을 할 것 같아. 중요한 건 외향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내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게 가장 큰 보람을 주는 길을 찾는 것'이니까.

STEP 2 현장의 현실

현재 직업에 대한 업무 강도 및 만족도는 어떤가요?

어릴 적 꿈이 선생님이었는데, 지금 그 꿈을 이룬 셈이라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는 늘 진심이야. 교수라는 직업이 강의랑 연구만 하는 줄 알겠지만, 사실 확장성이 정말 크거든.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기업이나 기관이랑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 특히 우리 대전처럼 연구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서는 본인 역량에 따라 훨씬 더 넓은 분야로 일을 확장할 수 있지. 근무 강도를 솔직히 말해보자면, '기초가 마냥 편하다'기보다 '임상이 워낙 고강도'라고 표현하는 게 맞아. 주변만 봐도 예측하지 못한 환자들이 계속 들이닥치는 현장 업무는 나이가 들수록 확실히 버겁거든. 반면에 교수는 본인이 어느 정도 업무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야. 욕심내서 과제 수주하고 연구를 확장하면 끝도 없이 바쁘겠지만, 때로는 스스로 속도를 늦춰서 조절할 수도 있거든. 특히 7년에 한 번씩 오는 '안식년' 제도는 큰 매력이야. 급여 받으면서 온전히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되니까. 물론 기초 학문 연구도 나름의 고충은 있지만, 시간 활용이나 신체적인 부담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건 사실이야. 결국 본인이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교수라는 직업의 깊이와 폭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봐.

안식년은 어떤 의미인가요? 교수님은 안식년을 어떻게 사용하실 계획이신가요?

안식년은 보통 7년마다 주어지는 귀한 재충전의 기회야. 보통은 강의를 동료들과 잘 조율해두고, 해외 연구실에서 새로운 학문을 배우거나 가족들과 여유를 보내며 영감을 얻곤 하지. 나도 기회가 되면 미국 신경과학 연구실이나, 가까운 카이스트(KAIST)에 가서 그들의 선진적인 연구 방식이나 실험 환경을 직접 보고 배워보고 싶어. 나도 도대체 저들은 어떻게 연구를 하나, 그게 정말 궁금하거든. 나한테 안식년은 사실 좀 남다른 의미가 있어. 29살에 대학원 시작한 이후로 결혼하고 애 낳고 키우면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거든. 아이 낳았을 때도 쉬질 못했으니까. 다들 겪는다는 육아휴직 같은 걸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어서, 이번만큼은 거창한 연구 계획보다는 진짜 온전히 나를 위한 휴식을 한번 취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 여자 교수로 살다 보면 "결혼하면 일을 덜 해도 되지 않냐"는 말을 참 많이 듣거든. 치열하게 공부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면 정말 울컥할 때가 많아. 그래서 우리 여학생들이 상담하러 오면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꼭 해줘. 일과 커리어 사이에서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내가 악착같이 버텨온 시간들이 작은 위로나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어.

교수님의 연봉이나 경제적인 부분이 연구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연봉'이라기보다는 '연구 환경'에 대한 이야기야. 연구소든 학교든, 연구를 지속하려면 결국 연구비(과제비)가 핵심이거든. 연구비가 없으면 학생을 뽑을 수 없고, 학생이 없으면 좋은 연구를 할 수 없어. 좋은 논문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과제를 따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거지. 기초 과학 연구는 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돈이 거의 없다고 보면 돼. 결국 스스로 발로 뛰어서 연구비를 따와야 하거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초과학 지원 기관인 '한국연구재단' 같은 곳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과제 계획서를 내서 수주해야 하는 거야. 보통 3년, 5년 단위로 과제를 따내는데, 과제가 끝나갈 때쯤이면 또 다음 과제를 준비해야 해. 연구자로서 평생 이 과제 수주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셈이지. 혹여나 과제 선정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그 불안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거든. 그런 현실적인 연구 환경과 성과에 따라 연구자로서 누릴 수 있는 자원이나 여건이 달라지는 거라, 본인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경쟁력을 갖추느냐에 달렸다는 의미였어.

어떤 학생이 기초 대학원에 진학하면 좋을까요?

나는 똑똑한 학생들이 기초 분야를 많이 선택했으면 좋겠어. 어떤 현상을 봐도 학술적으로 깊이 파고들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친구들이 있거든. 그런 사고력을 가진 친구들이 임상으로만 빠지는 건 개인적으로 조금 아까운 마음이 들어. 공부를 아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시야와 호기심인 것 같아. 의외로 기초 연구도 '관계'가 참 중요해. 혼자 방에 고립되어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외부와 소통하고 인맥을 쌓아야 하는 사회거든. 그래서 너무 조용한 학생만 어울리는 것도 아니야. 오히려 진취적이고 활발하게 자기 의견을 개진하며 연구를 확장해 나가는 학생들이 연구실 분위기에도 잘 맞고 성과도 좋아.

3부 학생 대상 조언

공부, 알바, 취미 등 시간 분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학생들 고민 상담하다 보면, 유급에 대한 압박 때문에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는 모습이 보여서 참 마음이 쓰여. 굳이 모든 과목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할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의 성실함을 증명하는 지표로서 3.0 정도는 꾸준히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 성적이 조금 들쑥날쑥해도 괜찮아. 그건 그냥 과정일 뿐이니까. 중요한 건 멘탈 무너지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속도로 공부하는 거야. 지금 수의대에서 치열하게 시간 쪼개고 스케줄 짜면서 사는 게, 사실 나중에 사회 나가서 일하는 방식을 미리 몸에 익히는 거거든. 솔직히 학부 때 벼락치기가 습관 된 사람은 사회 나가서도 똑같이 일하게 돼. 공부 습관은 졸업한다고 갑자기 바뀌지 않거든. 너무 완벽하려고 스스로를 들들 볶지는 말되, 시간 관리하고 자기 삶을 설계하는 법은 지금 이 시기에 꼭 몸에 익혀두길 바라. 그게 나중에 너희가 어디서든 자기 몫을 해낼 수 있게 지켜주는 큰 힘이 될 테니까.

지금은 습관화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진짜 그래. 그래서 내가 부담 느끼는 애들한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졸업하고가 진짜 시작이거든. 전공이 정해지면 딱 그 분야만 파면 되잖아. 예를 들어 내가 기초 연구를 선택했으면 임상 같은 거 다 필요 없고, 그냥 그 분야에서 남들보다 잘하려고 애쓰면 되는 거야. 수의대 처음 들어올 때처럼 졸업하고 첫해부터 확 격차를 벌려야 하거든. 그때를 위해서라도 지금 성실함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는 거지. 지금 당장 죽어라 달릴 필요는 없지만, 또 막 놀라는 건 아니야. 사람이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서워서, 대충 하는 것도 습관이 되거든. 그냥 적당히, 성실하게 수업 듣고 할 일 챙기는 그 정도면 충분해. 나는 평점 3.5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고 보거든.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스스로를 갉아먹지 마. 대신에 지금 이 시기에 성실하게 자기 할 일을 챙기는 습관만 제대로 만들어둬.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자기 분야에서 달릴 때, 그때 너희를 지탱해 줄 가장 큰 힘이 될 테니까.

그럼 학점 3.5나 4.0 사이의 드라마틱한 차이는 없다는 말씀이시죠?

결국 성실함의 지표라는 측면에서는 그래. 일단 수의대까지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능력이 검증된 거거든. 성적이 3점 중후반대라면 그 학생의 성실함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신뢰가 가기 때문에 더는 공부로 태클 걸 마음이 안 생겨. 나는 무조건 4.5를 받으려고 스스로를 갉아먹는 친구보다는, 3.0 정도를 받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매끄럽게 소통하고 조율할 줄 아는 친구가 더 좋더라. 어딜 가던지 결국 단체 생활이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하는 거잖아. 원칙도 중요하지만, 내 의견과 조금 다르더라도 상대방의 말을 듣고 함께 풀어나가는 유연함이 있어야 나중에 어디서든 잘 적응하거든. 그러니까 너무 학점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적당히 성실히 하면서 졸업할 나의 길 — 그러니까 내가 어느 방향성을 갖고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봐.

나만의 방향성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성공하는 사람들은 뭐가 다른가요?

나도 사실 이게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나는 '나 자신을 관찰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봐. 거창한 게 아니라, 책을 읽든 사람들과 대화하든, 아니면 여행을 가든 상관없어. 낯선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진짜 재미를 느끼는지를 계속 스스로 확인해봐야 하거든. 실제로 내가 아는 성공한 원장님들 보면, 학부 때 다들 공부만 파고든 게 아니야. 남들이랑 똑같이 해서는 절대 차별화가 안 되거든. 그분들은 다들 하나같이 좀 '특이했어'. 제주도를 배낭 메고 일주를 한다거나, 남들 다 공부할 때 다른 시도를 해본 거지.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나중에 병원을 하면 이렇게 해야지' 하는 나만의 콘텐츠가 되는 거야. 그게 하루아침에 뚝딱 생기는 게 아니거든. AI 시대잖아. 이제 남들 따라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 남들보다 더 잘할 자신 없으면, 남들이 안 하는 걸 해야지. 그래서 나는 너희가 지금 좀 특이한 시도들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 일기를 쓰면서 매일 나를 돌아보든, 책을 읽든, 무모해 보이는 여행을 떠나보든 말이야.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내 콘텐츠가 생기고, 그래야 세상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거야. 너무 공부에만 매몰되지 말고, 학부 시절에 너만의 색깔을 찾는 특이한 경험들을 많이 해봐. 성공한 사람들은 다들 그런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더라.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사실 내가 이렇게 말해도 너희한테는 다 와닿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 나도 교수 6년 차인데, 매년 보면 처음엔 열정 가득하다가도 금세 힘들다고 지쳐서 올라오는 친구들이 똑같이 보이거든. 학기 말 되면 좀 괜찮아졌다가도, 또 다음 학년 올라가면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사실 그건 너희가 직접 겪어봐야 아는 과정이야. 그럴 때 정말 필요한 건 내 조언보다도 선배들이야. 혼자 고민하고 있으면 덜컥 겁부터 나잖아. 선배들을 너무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겪어본 경험을 들어보고 소통하면서 소소한 팁이라도 얻었으면 좋겠어. 무식하게 혼자 끙끙 앓는 것보다는 그게 훨씬 낫거든. 지금 예과생들 보면 다들 정말 치열하잖아. 그런데 너무 불안해하지 마. 이건 누구나 거쳐 가는 과정이고, 1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 지금 너희가 겪는 스트레스도 결국 다 지나가는 일들이야. 그러니까 너무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조금 더 유연하게 버텨내 봐.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히 될 거니까.

4부 TMI

교수님의 MBTI

ISTJ

강아지 vs 고양이

강아지파, 고양이파 — 난 사실 다 좋아해. 강아지 키우지만 유튜브에서 그런 거 엄청 많이 쳐다봐. 아이바오, 러바오, 초바오, 후이바오, 루이바오 이제 새끼 태어난 그런 거 다 찾아보고. 요즘에 첨지랑 춘봉이 알아? 걔네 엄청 좋아해.

교수님만의 시험 문제 출제 방식이나 철학이 궁금합니다.

시험 문제를 낸다는 게 사실 교수 입장에서도 참 고민스러운 부분이야. 학생들을 적절히 평가해야 하니까 변별력도 신경 써야 하고, 또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조절해야 하거든. 내가 수업 때 강조한 핵심 내용은 당연히 포함하지만, 강의 시간에 세세하게 다루지 않았던 부분도 일부러 문제로 섞어두는 편이야. 사실 전공 공부라는 게 강의 내용만 달달 외운다고 끝나는 건 아니잖아. 책에 있는 내용 중에서 스스로 찾아보고 고민해봐야 할 것들도 분명히 있거든. 그래서 강의 시간에 '이런 건 책을 통해 스스로 한번 봐둬라'라고 넌지시 말하곤 해. 나는 항상 평균 60점 정도를 목표로 문제를 내. 이번 시험도 얼추 그 정도 수준으로 나왔던 거 같아.

학생들은 학업에 AI를 적극 활용합니다. 교수님도 논문 작성이나 정보를 얻으실 때 AI를 활용하시는지?

요즘은 나도 당연히 활용하지.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써달라고 하는 무식한 짓은 안 해. 사실 연구를 하다 보면 비슷한 분야를 계속 파게 되잖아? 그럼 예전에 썼던 내 논문 내용이랑 겹칠 때가 많은데, 이게 '자기 표절' 문제가 될 수 있거든. 똑같은 내용인데 표현만 살짝 바꿔야 할 때가 정말 많단 말이야. 그럴 때 AI한테 '이 문장을 좀 다른 표현으로 다듬어줘'라고 요청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거지. AI가 써준 글을 그대로 믿는 건 위험하니까. 학생들도 공부할 때 AI를 많이 쓰던데, 사실 나는 너희가 똑똑한 애들이라는 걸 아니까 적당히 활용하는 건 괜찮다고 봐. 다만, AI한테 너무 의존해서 결과물만 뽑아내려고 하면 본인 실력이 늘지를 않거든. 너희 머리로 고민해서 다져놓은 지식 위에 AI를 도구로 얹어야지, 도구한테 모든 걸 맡겨버리면 나중에는 진짜 자기 것이 하나도 안 남게 돼. 그 점만 주의하면서 똑똑하게 활용했으면 좋겠어.